"나만의 이야기 쓰는 게 포인트” “에세이(essay)를 쓸 때는 세상을 보는 자신의 생각을 쉽게 전달하면 됩니다.” 최근 미국 대학 수시전형에서 아이비리그 명문 컬럼비아대 국제관계학과에 합격한 용인 외대부속외고 3학년 하승준(19·사진)군의 말이다. SAT(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에서 2400점 만점에 2350점을 받은 하군은 에세이를 포함, 쓰기(writing)에서 800점 만점을 받았다. 입학원서의 에세이도 아버지와 자신을 비교하는 글을 써 “주제가 참신하다”는 평을 받았다. 하군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6개월 남짓 미국에 체류한 것이 해외 경험의 전부지만 꾸준히 영어로 된 책을 읽어왔다. “고등학교 때도 기분전환을 하려고 움베르토 에코의 영어 소설을 읽었어요. 역사를 좋아해서 『역사란 무엇인가』도 영어로 읽었죠. 자주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표현이나 구문을 익히게 되더라고요. 물론 시험에서도 응용할 수 있었고요.” 하군은 개인의 가치관이나 철학적인 내용을 다루는 SAT 에세이 준비에 공을 많이 들였다. “단락마다 주요 단어로 구성한 한 줄짜리 문장을 적어놓고 글을 썼습니다. 논지가 흔들리는 걸 막으려고요. 그렇게 하면 주장이 너무 강해지는 것도 예방할 수 있거든요." 하군은 에세이에 주어지는 25분 안에 자기가 쓰고자 하는 내용을 다 소화하기 위해 가급적 형용사나 부사는 줄이고, 문장도 세 줄이 넘지 않도록 압축해서 쓰는 훈련을 했다. “에세이엔 정답이 없잖아요. ‘이런 의견도 생각해 볼 만하다’는 식으로 반론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관용과 포용의 정신을 담았죠.” 또 입학원서 에세이는 입학 사정관이 지원자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게 쓰라고 권했다. “저는 솔직하게 쓰려고 했습니다. 편지체로 쉬운 단어를 골라 제 진정성을 표현했어요. 예시나 대화를 많이 넣어 실감나게 했고요. 내레이션이 가능한 이야기 형식의 1인칭 소설을 많이 참조했죠.” 하군은 누구나 쓰는 과시형 이야기보다는 독특한 내용으로 자신의 성장 이야기를 써야 차별화된 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만의 이야기를 쓰는 게 입학원서 에세이의 포인트거든요. 문법은 약간 틀려도 무리 없이 읽히면 되거든요.” 글=신상윤 기자, 사진=안윤수 기자